[사용 리뷰] 일리 Y3.3,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 리뷰
구입 날짜&이유
지난 5월 초 즈음에 전세집으로 이사하고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던 게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커피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는 당연히 아니고 단순히 '감성'이 95% 였다.
아무래도 이쁜 가구도 중요하지만 가구에 맞는 색감이나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편의기기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네스프레소라던가, 여러 브랜드를 찾아봤지만 가격대, 디자인, 성능, 맛을 평균적으로 모두 가져가는 제품이 일리 Y3.3이었기 때문에 5월 말 즈음 생일을 맞아 선물 받게 되었다.
외형 및 디자인
일단 우리집의 전체적인 톤이 우드 및 베이지에 가깝기 때문에 화이트 색상으로 선택했다. 커피 머신의 경우 포인트 가구라기 보다는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제품이라 생각해 (더불어 맘에 드는 색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빨간색이 너무 강렬했다) 굳이 튀지 않는 색상이 적절하다 생각했다.
제품을 언박싱 하고 처음 뜯고 나서 본 첫느낌은 '생각보다 완전 하얗지 않다' 였다. 약간 베이지가 섞여 있어서 도자기라던가 완전 플라스틱 소재의 느낌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나처럼 부드럽고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수 있지만 메탈릭하거나 기계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 집 디자인이 모던한 느낌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디자인이다. 좌우 폭은 좁은 편이지만 앞뒤 길이가 긴 편이기에 (당연하지만) 홈페이지나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정확한 길이를 찾아보고 어디다 둘 지 구상한 뒤에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능&사용기
일단 사용기를 쓰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제품 디자인에서 보는 것처럼 일리에서 제공하는 캡슐은 아메리카노용과 에스프레소용으로 나누어져 있다. 때문에 캡슐을 구입하거나 제공 받을 때는 해당 캡슐이 어떤 유형인지 미리 확인한 뒤에 추출해야 한다. 혹시나 실수하게 된다면 커피의 맛이 변질되거나 크레마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더불어 캡슐은 기타 브랜드나 네스프레소에서 제공하는 것들과 호환이 되지 않고, 오직 일리에서 판매하는 캡슐만 사용 가능하도록 디자인 되어 있으니 이것 또한 참고할 것. 비록 맛의 다양성은 네스프레소에 비해서 적으나 대중적인 맛이나 산미가 강한 스페셜티의 느낌을 가진 원두까지 적당한 가짓수를 가지고 있으므로, 캡슐과 관련된 부분은 더 찾아보고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통을 채운 뒤 처음 기계를 켜게 되면 전면 스위치가 모두 1초 간격으로 점멸하는 것을 볼 수있다. 해당 과정은 커피를 추출하기 전에 미리 물을 데우는 과정이므로 미리 전원을 켠 뒤에 추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커피 추출 시간을 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에스프레소의 경우 기본 설정은 20초 정도지만,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 확인한 바로는 28초가 가장 맛있는 커피 추출으로 알려져 있다. 추출 시간은 '에스프레소 추출 버튼'을 누른 뒤 뗴지 않은 채로 대기하는 시간 만큼 설정된다. 즉 누른 뒤에 28초를 기다리면 다음 번 추출 부터는 28초 동안 커피가 추출되는 것.
일리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추출된 에스프레소를 받는 컵을 에스프레소용 샷잔이나, 일반 컵 크기, 즉 두 가지 모두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 컵의 경우 기기 높이와 실제 컵이 들어가는 위치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컵읙 길이를 재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집에 샷글라스가 있기 때문에 중간에 있는 받침대를 내려 추출한 뒤에 다시 올려두는 방식으로 사용 중이다.
커피 맛?
아직 여러가지 커피 맛을 본 건 아니고 나는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이렇게 두가지만 맛본 상태이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커피맛은 준수하다. 보통 각 지역마다 커피의 특색이 다르기 때문에 혹시나 해당 지역에서도 극단적인 특성을 가진 (너무 산미가 강하거나 너무 다크하거나) 원두일까 걱정했지만 ,적당한 수준으로 지역적인 맛을 보여주는 정도였다. 확실한 건 메가 커피를 필두로한 일반적인 테이크아웃용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 커피 보단 훨씬 낫다. (홈페이지를 보니 디카페인 원두 또한 판매 중이기에 다음 번에는 디카페인 원두를 구입할 예정이다)
그래서 단점은?
치명적인 단점은 없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그냥 약간 신경이 쓰이는 부분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사용에 불편함을 느끼진 못했다. 굳~~~~~~~~~~~~이 따지자면 이하 단점이 있다.
- 물이 데워지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건 아니지만, 간혹 데우는 걸 까먹고 컵을 갖다 대는 경우 30초 정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짜증날 때가 있다.
- 확실히 추출 시 에스프레소나 물이 몸체 주변으로 튀는 경우가 있다. 샷글라스 사이즈로는 몸체에 튀는 높이까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 추출이 완료된 켑슐이 버려지는 부분에 봉투가 씌워지지 않으면 청소할 때 굉장히 번거롭다.
총평
자취생에게 가격은 무난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로망이 있거나, 왠지모르게 동네에서 마시는 커피값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분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집과 관련된 무언가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샀을 때 아깝지 않은 것'인데, 커피 머신이야말로 이런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한다. 없어도 불편한 건 아니지만, 샀을 때 후회하지 않는 정도. 더불어 커피 머신을 사게 되면 필연적으로 예쁜 컵을 찾게 되므로 예쁜 컵이 풍성해지는 건 덤.....